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애견카페를 준비하면서 블로그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네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만한, "이 시국에 내 가게를 여는게 가능한가?" 에 대해서 제가 현재 겪고 있고 조금은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아마 자영업을 한 번도 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해당될 내용일듯 하네요.
1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퇴사 전 준비
내 가게를 차리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까? 많은 분들이 이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저는 와이프가 이미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미용업이란 것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와이프의 오랜 소망은 애견카페를 여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예쁜 말티즈 두 녀석도 기르고 있고요. 하지만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어디서 부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저질렀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자리를 알아보고 덜컥 계약부터 한거죠.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응원의 소리와 질책의 소리를 듣게됩니다. 잘 될거야, 넌 할 수 있어, 원래 넌 사장스타일이야, 이제 월급쟁이 탈출이네?, 회사가 전쟁터같지? 밖은 지옥이야, 자영업자 다 망한다더라, 지금같은 시기에는 회사가 꿀이지.. 등등 아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게 되실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내 뚝심을 갖고 적당히 흘려듣자' 입니다. 좋은 말만 듣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나쁜 말만 듣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죠. 중심이 흔들리면 안됩니다. 그리고 당당히(사실 쫄렸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퇴사 후 준비
자, 퇴사를 했다면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나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도 사라졌습니다. 출퇴근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다 내가 알아서 해야하는 것이죠. 어쩌면 직장생활만 해왔던 분들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동적'으로만 일을 하던 내가 이제는 '능동적'으로 일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마음을 고쳐먹고 다짐을 하는 시기입니다. 무섭고 떨리고 설레고 막막할 것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잘 할 수 있습니다.
퇴사 후 퇴직금을 받으셨다면 조금 더 나은 계획을 잡으실 수 있으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여분의 자금은 가지고 계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금을 충분히 확보했다 생각해도 상황이 어떤식으로 급변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여유자금은 여유로울수록 좋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여유롭다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저였기 때문이죠...흐윽
2 인테리어
업체의 선정
주변에 귀를 귀울이게 됩니다. 선배, 후배, 친구, 지인, 한 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 부모님, 친척, 부모님의 지인 등등 자영업을 하시거나 하셨거나 혹은 준비 중인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게 될겁니다. 어떤 업체가 좋으냐, 금액대는 어떻게 하는게 좋으냐, 눈탱이는 안맞냐.. 등등 궁금한게 참 많아집니다. 누군가의 소개도 좋지만 내가 직접 발로 뛰어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어쨌든 인테리어 업자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하고 초빙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의 인테리어를 완성시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인건비와 자재비를 제외하면 다 업자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되죠. 그러니 더 알아볼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에는 셀프로 혼자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전기라던지 목작업이라던지 말이죠. 예전에는 일반 사람이 전기 전문가나 목수분을 섭외해서 공사를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인프라 구축이 잘 안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숨고나 탈잉 등등의 자기개발(?)플랫폼을 이용하면 이런 전문가 분들을 쉽게 초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의 인건비라던지 자재비를 예측할 수 있게 되죠.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죠? 많이 알아볼 수록 많이 보이게 됩니다.
천차만별의 견적
정말 견적차이가 상당합니다. A, B, C 세 업체에 견적을 의뢰했다고 치면 아마 세 업체 다 견적이 다를 겁니다. A업체가 낸 견적은 B업체는 남는게 없다며 때려죽어도 안된다고 하고 C업체는 A업체의 견적보다 더 저렴하게 공사를 해주겠다며 유혹할 수도 있습니다. 더 저렴하게 할 수는 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치가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그때, D업체가 나타납니다. 공사 경력도 오래되었고 평도 좋으며 심지어는 공사금액까지 저렴합니다.(사실 만나기 정말 힘들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 결실입니다. 이제 D업체를 선정하고 인테리어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이제 공사의 시작이죠.
3 공사의 시작
인테리어 디자인
계약당시 공사 금액의 딜과 함께 시안을 잡습니다. 여긴 이렇게, 저긴 저렇게, 말이죠. 시안을 잡고 공사일정을 협의한 뒤 계약금을 지불하면 일단 시작입니다. 두근거리고 두렵고 뭘 또 준비를 해야하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저는 조금 달랐던게... 공사금액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잡부인력을 자처했습니다. 내가 잡부일 다 할테니 잡부일당 안받고 공사기간동안 일을 하겠다고 말이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 방법은 금액은 줄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관계 형성이 조금 이상해집니다. 잡부를 자처한 저이지만 제 가게 공사인데도 불구하고 인테리어 업자로부터 그냥 잡부로만 취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죠? 만약 이렇게 하실분이 계시다면... 추천드리지는 않지만 계약관계를 확실히 하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지금까지도 후회중이거든요.
디자인 변경
시안을 정하고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가벽을 세웠는데 내 생각보다 공간이 작다든지 크다든지 혹은 레일조명을 달았는데 매립등이 더 나은 것 같다든지 말이죠. 이게 사실 참 어쩔 수 없습니다. 업자는 공사금액 안에서 최소한의 자재값과 인력수당으로 최대한의 마진을 남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폄하 아닙니다. 누구나 다 마찬가집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는게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러한 변경 사항이 사실은 다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보통은 "우리가 이만큼 돈을 줬는데 이정도는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했구요. 계약서를 천천히 읽어보시면 추가비용에 대한 내용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꼭! 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최대한 추가비용없이 협의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문제를 해결해본 바로는... 그게 가장 나은 것 같기때문이죠. 핳핳.
4 공사 중 해야하는 일들
사업자등록증, 통장, 카드
저는 초보 중의 초보입니다. 그래서 혼자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개인사업자가 될 준비를 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업자등록증
일단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해야하는데요. 저는 머리 아픈 과정을 버리고자 바로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도 발급 신청이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시청에 직접 감으로써 머리 아픈 일들을 한결 수월히 해결할 수 있었기때문이죠. 그런 것들도 뒤이어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일단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으러 왔다고 하면 어디 어디로 가면 된다고 설명를 해줄겁니다. 사실 별게 없었는데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 별게 없는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었습니다.
장사를 했던 자리로 들어가게 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저는 잠깐 사무실로 쓰던 공간에 입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죠. 상수도가 일반가정집(?)형태로 등록이 되어있었습니다. 이 상수도를 일반음식점(저는 애견카페이지만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 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에서 변경하고 서류를 받아와야 했습니다.(화성시 기준으로 맑은물사업소입니다.) 그리고 다시 시청으로 가 사업자등록증을 무사히 발급받았습니다.
사업자통장
사업자통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은행에 방문을 해야합니다. 발급받은 사업자등록증과 신분증을 챙겨갑니다. 그리고 절차대로 은행에서 발급이 진행됩니다. 통장 발급은 정말 별게 없습니다. 참고로 3개월간은 하루에 30만원까지밖에 거래가 되지 않습니다. 은행에 방문하더라도 하루 최대 100만원까제 거래한도고요. 3개월이 지나야 자유로이 거래가 가능합니다.
사업자카드
사업자를 내시면 사업자카드를 따로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도 따로 만들기는 했습니다. 원래는 기존에 쓰던 신용카드를 등록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코스트코에 방문했다가 만들게 되었습니다. 코스트코 회원등록과 겸사겸사로 만들게 된거죠. 지금도 따로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드를 만드셨다면 국세청 홈택스에 등록하시는 것을 잊지마세요!
필요 제품 구매
어느정도 시안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이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너무 안일했기 때문에 꼭 철저히 준비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구매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꼭 필요한 것, 테이블 수만큼 필요한 것, 인원수대로 필요하지 않은 것, 인원수대로 반드시 필요한 것 등등 체크를 잘해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구나 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인터넷 가격비교를 통해 구매했고 집기류는 남대문으로 갔습니다. 저는 엄청난 촌놈이기에 와이프덕에 가봤네요. 그리고 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절한 가격과 꼭 필요한 것들 위주로 추천을 받아 구매를 했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것도 케바케인 것이 좋은 사장님을 만나야 하겠죠?
5 간판
종류가 생각보다 많다?
제가 간판을 빼먹을뻔 했네요. 간판은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가장저렴한 간판은 플렉스 간판으로 사격형판 안에 글자가 다 들어있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플렉스 간판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요새는 채널 간판을 쓰는데 저는 이 개념이 좀 헷갈렸었습니다. 예를 들어 'PC방' 이라는 글자를 간판으로 만든다고 할때 플렉스는 사각 틀안에 인쇄가 됩니다. 채널은 'PC방'을 한 채널로 묶어 만들수도 있고 'P', 'C', '방' 따로따로 만들수도 있습니다. 혹은 '방'을 'ㅂ', 'ㅏ', 'ㅇ' 따로따로 만들수도 있고요. 당연히 따로따로 만들수록 금액이 많이 비싸지겠죠? 따따블로 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으니 잘 협의하고 좋은 간판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간판의 크기
저는 매장이 4층입니다. 신축건물에 테라스를 쓸 수 있는 공간이라 간판을 걸 수 있는 공간도 굉장히 큽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은 글씨의 간판을 달아버렸습니다. 이게 크나큰 실수죠. 층수가 올라갈수록 어느정도 더 눈에 잘띄는 크기를 골랐어야 했는데... 이미 돌이킬 수 없죠.만약 층수가 3층 이상이고 간판를 걸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다면 최대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죠!
6 주변의 말말말
지금 이 시국에? 장사를?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원론적인 부분이 아닐까합니다. 장사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겠죠.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맞는 말이긴 합니다. 이 시국에는 조용히 기다려야한다, 회사를 다녀야한다, 망하려고 작정했구나, 길어야 6개월이다 등등 쓴소리, 비아냥, 막말 뭐 굉장히 많이 듣습니다. 걱정어린 말들은 고맙지만 제 인생 그 양반들이 대신 살아줄까요? 내가 먹고 사는 돈은요? 결국에는 내가 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말을 해봤자 내가 해야하는 거죠.
멘탈을 잘 잡으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자기 장사를 준비하다가 주변의 말들로 시작도 못한 분들이 주변에 있거든요. 그런데 이 시국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몇 달이 될지 몇 년이 될지를요. 그러니 잠자코만 있기엔... 그것 또한 엄청난 리스크아닐까요? 나만의 무엇인가를 준비하신다면 주변의 말도 물론 귀담아 듣되 나의 중심를 잡고 헤쳐나가셨으면 합니다. 저부터 대박나야 할텐데..ㅋㅋ 모두 대박나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