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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
실험 연구
사무실 등에 설치하는 공기 청정기가 실제적으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오히려 공기 중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실험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콜센터 같은 밀집된 사무실의 바닥에 공기 청정기 설치는 코로나19 예방에 부적절하다고 합니다.
29일 한국역학회의 국제학술지(Epidemiology and Health) 최신호에 발표된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공기 청정기의 설치 위치에 따라서 노동자의 비말(침방울)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오히려 확산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기 청정기의 흡입 부위를 노동자의 기침 등 비말이 발산되는 위치에 둬야 제대로 된 공기정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데 공기 청정기는 하단부에서 오염물을 흡입하고 이를 정화시킨 후 공기청정기 위쪽으로 강하게 발산시킵니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노동자의 앉은 키에 맞춰 되도록 책상 위 정도 높이에 설치해야 노동자의 기침 등을 흡입해 정화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3월부터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규모의 콜센터업체에 비말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간이 칸막이 설치비, 공기청정기, 손세정제, 마스크 구매 등을 할 수 있는 비용으로 2000만원까지 긴급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
현장에선 상세한 가이드라인 없이 비용만 지원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기 청정기가 책상 위가 아닌 바닥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노동자의 호흡기 근처 위치에서 기침 등을 통해 비말이 발생한다면 기류를 타고 전체 콜센터에 비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대부분의 공기 청정기는 기계 아래쪽으로 오염물질이 포함된 공기가 흡입돼 필터를 거친 후 공기 중으로 정화된 공기를 배출합니다. 정화된 공기를 멀리 보내야 하기 때문에 흡입구보다 배출구에서 풍속이 강합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강한 기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흡입구에서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어지거나 높은 위치에서는 압력차에 의한 상승 기류로 공기 중으로 비산됩니다.
실제 실험
연구진은 바닥으로부터 각각 8㎝, 16㎝, 24㎝ 등의 높이에서 인공적으로 비말을 발생시킨 후 공기 청정기를 작동시켰을 때 비말의 이동 방향을 관찰했습니다. 그랬더니 가습기 배출구와 가장 가까운 24㎝ 높이에서 생긴 비말이 배출구 쪽으로의 이동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생원의 높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풍속이 높은 쪽으로 오염원이 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기 청정기가 바닥에 놓여 있다는 점을 보면 공기 청정기를 설치함으로서 코로나19에 대해선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합니다.
함 교수는 “이때 감염자가 있다면 집단 감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연히 확진자라면 근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자신이 무증상 감염자인지 알지 못한 경우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기 청정기는 ‘희석 환기’ 방법이 적용됩니다. 입자상 물질(미세먼지 등)이나 가스상 물질(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희석하면서 공기 중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희석 환기의 조건은 독성이 낮고 발생량이 적고, 가스 상 물질인 경우 효과적이다. 시간에 따라 균일하게 발생하는 물질일 때, 국소 배기장치의 설치가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함 교수는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전염성이 높고 작지만 입자상 형태의 바이러스이고, 잘 알려진 바 없는 고위험 생물학적 유해요인이기 때문에 공기 청정기를 이용한 희석 환기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공기 청정기는 콜센터에서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기 청정기가 올바르게 사용 됐을 때 노동자들의 심리적 안정 등의 효과는 유효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설치 및 사용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이 보급돼 바닥에 설치한 공기 청정기로 인해 발생한 상승기류를 타고 비말이 비산되는 것은 오히려 위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필터의 효과성과 효율성의 문제, 공기 청정기의 기밀성, 살균기능 제품의 효과성, 난방기나 공기조화설비를 통한 감염 등 다양한 문제가 있어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됐습니다.